30개월 현우군

My 2010/09/03 16:31
1. 요즘 엄마는 안방에서 자고 현우는 아빠랑 거실에서 잔다.
   새벽만 되면 현우가 자다 깨서 엄마에게 와서 엄마찌찌 만지면서 다시 잔다.

   어느날 밤 현우재우면서 그냥 내가 현우옆에서 자고 아빠가 안방에서 자고 있었다.
   그날 새벽에도 현우군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앉길래 "현우야. 여기 누워"
   그랬더니 "아이씨! 방에 가서 잘래!!" 그러더니 안방으로 가버린다.
   쟤가 왠일이야. 생각하며 누웠는데
   갑자기 울먹이는 소리로

   "엄마~~ 아빠가 하나 더 있어!!!!" 라고 소리친다.

   지금도 그때얘길 하면 "아빠 하나 더 있떠. 아~~ 무워(무서워)" 라고 말한다.

 
2. 요즘 말문이 트여서 온갖말을 다 하려고 한다.
   그중에서 귀여울땐.
   "현우 이거 못먹어"
   "이거 현우꺼야?"
   "현우가 하꺼야!"
   현우바지, 현우가방, 현우옷
   전에는 현우라는 발음이 안되어 아꺼 아꺼~ 그러더니
   요즘은 하루종일 현우, 현우다.

3. 만 31개월 늦여름 저녁에 베란다 문을 열어놓았더니 엄마에게 다가와서
   "엄마간기나와. 문닫아"
  "뭐라고?" 되물으니 옆으로 와서 콜록콜록하며 "감기나와. 문닫아!"(기침을 감기와 헷갈린듯)
   "현우가 가서 닫아. 현우가 할 수 있잖아." 라고 하니
   몇발자국 가다가 다시 되돌아와서 콜록거리는 척하면서 "엄마가 닫아!"라고 시크하게 말함.

4. 현우는 "사랑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 그럴때마다 엄마 기분 좋아. 고마워. 라고 말해주는데
    요즘은 갑자기 다가와서 꼬옥 안으면서 "사랑해~~(발음은 샤앙해~)"
    라고 한 뒤 내 얼굴을 두손으로 꼭 잡고 내 눈을 보며 "엄마. 기분 좋아?? 기분 좋아졌어?"
    "엄마 현우샤앙해 하면 기분 좋아?" 라고 계속 묻는다.

5. 말을 시작하고 나서 이모부라는 발음이 안되는지 "어머나"라고 불렀음.
   한글자씩 이! 모! 부! 는 하는데 이모부! 해보라하면 "어머나!"라고 대답했다.
   30개월이 지나니 어느날 갑자기 이모부~! 라고 부르는게 아닌가.
   이모부는 왠지 섭섭해 했고, 그 이후부터는 어머나라고 부르라 해도 멋적게 웃기만 한다.
   "현우야. 아기때 왜 이모부를 어머나라고 불렀어?"물었더니
   "이모부 어머나 불렀어."라며 자세하게 설명을 못함.
    "현우야. 이모부는 이모부보다 어머나라고 부르는게 더 귀엽대. 다음에 어머나라고 불러줘"
    "이모부는 이모부라고 부르면 안좋아해?"라고 되물음.
    "아니야. 이모부라고 불러도 좋은데 어머나라고 불러주면 더 귀엽대."
    "내일 어머나 불러주께!" 라며 큰 인심쓰듯 말한다.

6. 현우옆을 지나가다가 손바닥으로 머리를 쓰다듬었더니
  "엄마. 혀누 왜 만졌어? 왜 이케이케 만진거야?"
  "엉. 현우가 이뻐서 만졌어."
  "엄마 혀누 이뻐서 만졌어? 혀누이뻐?"
  그러더니 그 다음날엔 가만히 앉아있는 내곁으로 오더니 머리를 들이밀며
  "엄마! 혀누만져! 혀누이쁘니까 만져!" 이러심.

7. TV에 대하가 나오는 걸 보고 "태우!태우!" 하며 나도 보라고 소리지른다.
   "어.. 태우?? "
   "아니! 태우~~! 태우~!!"(엄마가 말 못알아들으면 답답해서 완전 짜증냄)
   "뭐라고 태우???"
   "아니!!!! 태!! 우!!!"
   "아~~~~ 새우?"
   "응~~ 태우!"하며 그제야 만족.

8. 마트 장난감 코너 가서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색종이 하나 사줄까? 물으니
   "아니야. 이거 비싸. 이거 마이 비싸!"
    오홀~ 울 아들램 착한데?? 감동하고 있는데
   성큼성큼 레고코너로 가더니 젤 큰 상자 가리키며
   "엄마! 이거사! 이거 안비싸!!"
   헉!! "안돼. 그건 정말 비싼거야."
   "아니야. 이거 안비싸."
   늘 제 맘에 안들면 비싼거고, 맘에 드는 건 싼거랜다. 에효~~

9. 제 희망사항대로 말하는 건 집에서도 마찬가지.
   "엄마! 오륀지쥬스!"
   "어! 집에 오렌지쥬스 없는데? 다 먹었어"
   "아니야. 오륀지쥬스 이쓰꺼야. 봐~!"하며 냉장고문을 연다.
   "어제 다 먹었잖아. 좀있다 사러가자."
   라고 말하고 나면 "현우가 다 머거떠? 쫌따 사러가까?"이러거나
   "아니야. 이쓰꺼야. 여기 이쓰꺼야!"라고 똥고집부릴땐 당장 사러나가야 하기도 함..

10.
동네 빵집에 가서 테이블에 앉아서 빵을 먹는데 내가 빵먹기 시작하니까
"현우 맛있게 먹어~! 해야지~!!!"
"어. 미안해. 현우야. 맛있게 먹어~~!"
"응" 하면서 그제야 빵을 먹기 시작함.
 
요즘은 맘에 안들면 ~~~해야지~!!!! 라고 자꾸 나무램.
뭐 기분은 별로라도 틀린말이 아니라 대꾸할 말이 없음.
2010/09/03 16:31 2010/09/03 16:31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YOUR COMMENT IS THE CRITICAL SUCCESS FACTOR FOR THE QUALITY OF BLOG POST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오픈아이디로만 댓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