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pan (7/5/2004) - 덥고, 습한 날씨 ★

** 이 여행기는 카리스마홈에서 퍼왔습니다~!


며칠 동안 과하게 걸었더니 발바닥과 발등 어디 안 아픈 곳이 없다.
그래서 오늘은 욕심 부리지 않고, 쉬어가는 여행을 하기로 했다.



▲Kiddy Land
일단 정개도 나도 너무나 좋아하는 장난감 가게부터 가보기로 했다. 발에 불이 나다가도 쇼핑만 하면 기분이 좋아지니 그리 할 수 밖에...... 매장 입구에 레고로 해리 포터 주인공들을 만들어 놨더라. 장난감 크기가 아니다. 내 키 정도 되는 크기다.





▲세계 어느 장난감 가게를 가도 빠지지 않는 디즈니 캐릭터는 여기서도 인기더라. 조그만 미니어처들인데 어쩜 그리도 정교하게 만들었든지, 사고싶어 환장할뻔했다. 나이 서른 한 살 먹은 내가 이리도 사고 싶으니, 애들은 오죽할까.





▲일본이 자랑하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만화 캐릭터들
미야자키 하야오의 예술 세계 탐험을 위해 지브리 스튜디오를 가봐야 된다던 정개는 이 인형가게에서 이 캐릭터를 본 것으로 만족하는 눈치였다.



▲지친 31살
정개가 신나게 장난감 가게를 구경하고, 남자친구 선물을 사는 동안 나는 밖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었다. 돌아다니는 게 이리 피곤할 줄 알았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좀 다닐걸.......서른 한 살은 너무 힘들다.




▲메이지 신궁(明治神宮)
서울 시내랑 똑같은 거리 관광은 더 이상 싫다는 나의 투정 때문에 우리는 일본 냄새가 좀 나는 곳을 찾았다. 하라주쿠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는 메이지 신궁. 메이지 천황과 소현 황태후를 모시는 신사라고 한다. 사진은 신궁 입구에 있는 일본에서 가장 큰 목재 도리이. 도리이는 입구를 상징하는 데 민속학 시간에 배운 바로는 우리나라 솟대에서 유래가 되지 않았나 라는 추측이 있다고 한다.




▲메이지 신궁의 가장 큰 매력은 사진 속에 보이는 숲과 잔자갈이 깔린 길이다. 나무 냄새도 좋고, 걸을 때마다 나는 자갈 소리도 좋다. 어디 앉을 데라도 있으면 가만히 앉아 삼림욕이라도 했으면 좋겠던데, 불친절하게도 벤치 같은 건 없더라. 여행책자에 따르면 이 곳에 심어진 나무들(12만 그루)은 1920년 신궁을 지을 당시 전국에서 헌납 받아 심은 거라 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가지고 왔단다. 그런데, 길 곳곳에 세워져 있는 저 등 비스무리 한건 뭐에 쓰는 물건인지 알 수가 없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가장 난감했던 것이 관광지에 영어로 된 안내문 하나가 제대로 없다는 거다. 모든 경고도, 설명도 일본어로만 돼 있다. 일본 여행 오려면 일본어쯤은 배워 오라는 뜻인가?


지금 이곳. 신궁의 대전으로 들어가기 전인데, 뭘 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더라. 짧은 한문 실력으로 안내문을 해석해본 결과 손을 씻고 어쩌고 하라는데, 왜 그러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정개와 함께 신궁을 돌고 나오는데 한국 여자 관광객 둘이 이곳을 발견하고는 소리를 질렀다. "이거 마시는 거지?" "응" 그러고는 물 마시는 포즈를 취하면서 사진까지 찍더라. 그 언니들 설마 마셔 버리진 않았겠지?






▲신궁 내부
아주 이쁜 색깔의 기와가 얹혀 있는데 그게 하늘색도 연두색도 파랑색도 아닌 아주 독특한 색깔이었다. 미술하는 애들은 이런 걸 무슨 색깔이라 표현하지? 하여간 빛바랜 듯 한 기와 색감이 근사했던 곳! 그런데, 우리나라 절에 있는 오래되고 빛바랜 단청이 더 이쁘다. 팔이 안으로 굽어 그런 게 아니라 내 눈에 보이기에 그렇다는 거다.




▲나는 불교 신자가 아니라 이런 걸 정확히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 불교에서 기와에 소원 적어 올리는 것 마냥 여기서는 나무판에 소원을 적어 걸어놓았더라.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한국어까지......세계 각국 언어들을 볼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이 판을 사서 소원을 적었다면 뭐라 적었을까? 정말 딱 한가지만 들어주는 거라면 뭘 적었을까?




▲부적 파는 가게
신궁 안 마당에 있는 가게였는데, 부적의 종류가 아주 가지가지더라. 공부 잘하게 하는 부적, 건강하게 하는 부적, 커플끼리 행복하라는 부적. 결혼하게 해주는 부적까지 있더라. 정개가 말하길, 나같은 솔로는 이 따위 거 필요없단다. 어디를 가나 나는 참 불쌍하다. 부족도 하나 살 게 없으니.......





▲La Patisserie Trancaise de Colombin
메이지 신궁을 둘러보자 정개는 도저히 피곤해 더 못 다니겠다며 숙소로 돌아가 버리고 나만 혼자 하라주쿠에 남게 됐다. 피곤한 다리도 쉬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싶어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아 다니다 이 카페를 발견했다.




▲커피와 딸기 생크림 케익
세트 메뉴였는데, 780엔 정도 했던 걸로 기억이 된다. 놀라운 사실 한가지! 커피잔이 아주 쪼맨한데, 커피를 리필을 안해주는 게다. 케익 잘 먹고, 커피 잘 마시고 나서 분노했음!



▲The paul frank store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서 하라주쿠 뒷 골목을 돌아다니다 이 가게를 발견했다.


오늘 하라주쿠에서 숙소까지 20분이면 될 걸 2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중간에 길을 한번 잃기 시작한 나는 걷잡을 수 없이 헤맸고, 사람들을 붙잡고 구걸하다시피 길을 물었다. 지도야 내게는 종이짝에 불과하니 어쩌겠는가! 이런 내가 가끔 싫다.
2004/07/05 22:37 2004/07/0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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